2016년 8월 8일 월요일

[책 소개]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노진선 역), 죽여 마땅한 사람들, 푸른숲(2016)

여름 휴가때마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들을 한두권 정도 마련해서 읽어야 겠다는 결심을 꽤나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휴가가 그렇듯 빡빡한 일정에 가져간 책을 읽을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어서 휴가때 읽으려고 했던 책을 다시 잡곤 했었지요. 그런데 이번 여름휴가는 중학생이 된 애들의 스케줄, 예년과는 스케일이 다른 폭염, 휴가철이 다 되어 알아보는 성수기 숙박요금에 대한 체념 등으로 짤막한 교외 나들이 정도로 대체되면서 휴가에서 읽으려고 산 책을 정말 다 읽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트위터 등에서 좋은 평을 본 기억이 있어서 평소에 책을 그리 즐겨 읽지 않는 마눌님에게 안기려고 샀던 책이었는데, 제가 먼저 보고는 훅 빠져버려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네요. 표지에서 선전하는 것과 같이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것 같지만, 2부 첫부분은 저를 "흠칫" 놀라게 했다는 점에서 "반전"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소재와 내용 자체는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 있는 것인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꽤나 참신하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작은 할아버지 댁에 가서 처음 읽었던-그리고 선정성이 적절히 가미되어 빠져들었던- 시드니 셸던의 소설을 다시 읽는 느낌이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소설의 줄거리와 크게 관계없지만, 맘에 드는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다들 전형적인 프레피 속물이었다. (우리 엄마가 종종 인용하는 대로) 3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는 인간들. 그래도 대체로 예의바르고, 전날 밤에 얼마나 취했느냐 혹은 오늘 얼마나 취할 것이냐가 요점이 아닌 대화를 나눌 줄 알았다. 그들은 어른인 척 하는 소년들이었고, 따라서 정치와 문학에 관한 소신을 피력하면서 내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모두 계획된 술수였다 할지라도 나는 그런 수고가 기특했다.

피터 스완슨(노진선 역), 죽여 마땅한 사람들, 푸른숲(2016), 124-1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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